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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있고 집 있어야 낳는데…" 청년 기대 저버린 저출산 대책

작성일 : 2020-12-19 10:42 수정일 : 2020-12-23 14:35 작성자 : 최정인

 

서울 강북구에 사는 미혼 직장인 신은지(30) 씨는 현재 결혼과 출산에 뜻이 없습니다.

이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

신씨는 "여유롭지 않은 급여와 생활 환경, 지금 화두가 된 집값 폭등도 이유"라며 "혼자 먹고사는 건 그럭저럭 가능하지만 결혼해 가정을 꾸리면 생활비며 집 마련 대출금, 자녀를 키우는 양육비 등이 부담된다"라고 말했는데요.

또 독박육아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점도 이런 생각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2020년 예상 합계 출산율 0.8명대.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평균 출생아 수로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0명대를 기록했습니다.

정부가 2006년부터 올해까지 15년간 저출산 대책에 약 200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딱히 기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단 얘기가 되는데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대응 예산도 내년 36조 원, 2025년까지 총 196조 원.

이렇게 재원 규모가 커 보이는 건 임신·출산 지원, 양육 수당, 육아휴직급여 등 저출산 대응을 위한 직접 예산(54%) 외에도 부처별 여러 간접 사업 예산이 포함됐기 때문인데요.

전체 예산의 내용과 비율도 문제지만, 이번에도 주요 대책이 지원금 확대란 단편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가 지난 15일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2021~2025)을 발표했습니다.

저출산 관련 핵심 정책은 영아기 부모에 대한 지원.

정부는 2022년부터 출산 시 200만 원을 지급하며 매월 0~1세 영아에게 수당 30만 원을 지원합니다. 이를 단계적으로 늘려 2025년엔 월 5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죠.

또 부모 공동 육아를 위한 육아휴직 이용자 확대 비용도 늘립니다.

'3+3 육아휴직제'를 추진해 생후 12개월 내 자녀가 있는 부모 모두에게 3개월 육아휴직 시 각각 최대 월 30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인데요.

제도 활성화 취지에서 육아휴직 복귀자를 1년 이상 고용 유지한 중소·중견 기업의 세액공제도 15~30%로 확대합니다.

아울러 다자녀 지원 기준도 단계적으로 3명에서 2명으로 낮추고, 2022년부터 저소득 다자녀 가구의 셋째부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합니다.

그러나 수당과 지원금 확대에 방점이 찍힌 이들 정책은 이전 계획과 비교해 그리 새롭지 않습니다.

특히 정부가 개인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저출산 문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지만, 이를 체감할 근본적인 해법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돈 받으려 아이 낳는 사람이 어디 있나", "청년들 일자리 만들어주고 집값만 안정되면 애 낳는다", "아직도 저출산 근본 원인을 모르는 것 같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는데요.

지난 10월 결혼한 직장인 최모(40·남) 씨는 "육아, 양육비를 지원해 줘도 집 문제 때문에 (아이는) 엄두가 안 난다"며 "주위에도 결혼을 막연히 고민하다가, 집값이 너무 오르고 전세도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 되니 단념한 친구들이 꽤 있다"고 말했습니다.

육아휴직제 개선 역시 혜택 증가와 별개로 제도 자체를 사용하기 어려운 근로자들이 많은 게 현실. 직장 내 눈치가 보여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근로자들을 위한 대책이 담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가 고용, 주택, 양육, 교육 등 생애 전반에 걸쳐 여러 사회의 축과 연결된 만큼 이들 분야가 평행선상에서 작동할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자녀 출산 직후에 집중된 단편적인 정책만으론 여러 사회현상에 직면한 젊은층의 불만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원장은 "출산에 대한 젊은층의 부정적인 인식은 이런 인센티브식 정책으로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청년층 다수가 결혼과 출산의 중요 축인 고용, 주택, 교육 등의 문제에서 '다포'(모두 포기) 상태에 있다. 서구 사회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미시적인 정책과 함께 긴 시간에 걸쳐 사회 구조적인 변화를 꾀하는 거시적인 접근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대한민국 사회가 대개조돼야 하는 문제"라며 "저출산 대책 하나보다 노동, 교육, 복지 등 사회가 완전히 변해서 말 그대로 삶의 질이 바뀌어야 일어날 수 있는 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https://ww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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