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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문제 없어도 경과 관찰 소홀하면 의료과실로 인정

비장절제술 과실 불인정...손해배상책임 30% 제한

작성일 : 2017-11-03 18:07 수정일 : 2021-10-29 14:47

 

수술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출혈 경향이 높은 환자를 수술한 뒤 경과 관찰과 조치를 소홀히 한 것은 과실이라며 1억 원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 합의부는 A씨 가족이 B대학병원과 2명의 외과의사(C·D)를 상대로 낸 2억 2655만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억 2199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2년경 B대학병원에서 간경변증 진단을 받았고, 2013년 10월 3일 간경변증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A씨는 심한 황달이 발생하자 2014년 3월 29일 B대학병원에 입원, E내과의사로부터 간경변증과 함께 동반된 용혈성 빈혈 진단을 받았다.

E내과의사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헤모글로빈 수치에 변화가 없자 비장절제술을 권유했다.

비장절제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리에 인근에 있는 G대학병원을 방문한 A씨는 의료진으로부터 가시적혈구 빈혈이라는 진단과 함께 보존적 수혈과 간이식술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고민 끝에 비장절제술을 받기로 한 A씨는 2014년 6월 5일 B대학병원 수술대에 누웠다. 외과 의료진은 복강경수술을 시도했으나 비장의 크기가 크고, 심한 간경변증으로 인해 출혈성 경향을 보이자 개복 수술로 전환했다.

6월 5일 오후 2시경 일반병실로 옮긴 A씨는 6월 6일 새벽 2시 30분경부터 숨쉬기가 곤란하다고 호소한 데 이어 계속해서 통증·호흡곤란·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

오전 6시 30분경에는 배액관에 찬 혈액을 비운 후 20분이 되지 않아 가득찼으며, 복부 수술창이 출혈로 흥건이 젖기도 했다. 혈압은 80/50mmHg까지 떨어졌다.

D의사는 6월 6일 오전 7시경 입원실에 들러 A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급히 산소와 수액을 공급하고, 응급 수혈을 실시했다.

하지만 파종성혈관내응고증후군이 발생하고, 6월 12일 혈액검사에서 그람 음성 바실러스균이 배양, 패혈증이 진행되면서 6월 21일 오전 11시 08분경 과다출혈·응고장애에 기인한 패혈증과 다발성 장기분전으로 사망했다.

A씨 가족은 간경병증에 따른 비장기능 항진증에 의한 빈혈이었음에도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로 잘못 진단하고, 간경변증으로 인해 지혈이 어려운 상태였음에도 비장절제술을 받도록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비장절제술 후 관찰과 조치도 잘못했으며, 비장절제술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E내과의사가 용혈성 빈혈을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의 하나인 쿰스 음성 용혈성 빈혈로 의심하다가 이를 배제한 후 용혈성 빈혈에 대한 치료방법으로 비장절제술을 선택한 것이 의료상 과실이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A씨의 경우 용혈성 빈혈이 매우 심각하고, 간경변증으로 출혈 경향이 매우 높은 상태에서 비장절제술을 시행했으므로 수술 후 직접 또는 간호사에게 지시해 출혈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출혈 발생이 의심될 경우 즉시 검사와 수혈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비장절제술 후 과다출혈로 인해 발생한 파종성혈관내응고증후군과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재판부는 비장절제술에 관한 직접적인 설명의무는 외과로 전과된 이후 실제 수술을 시행한 C·D 외과의사에게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비장절제술 당시 간경변증으로 인한 빈혈 증상이 매우 심각한 상태였던 점, A씨의 건강 상태 등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간이식술 등 적극적인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점, 비장절제술을 시행한 데는 별다른 과실이 없는 점, 비장절제술 후 출혈은 기왕증인 간경변증에 기인한 바가 큰 점, 수술을 받지 않았어도 기왕증에 의해 예후가 나빠질 수 있는 점, 장기간의 간경변증·빈혈 등으로 온전한 가동 능력을 가진 상태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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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의협신문(http://www.doctor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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