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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지 않았는데 전신마취 수술...손해배상 소송

"동의서에 마취방법 변경 명시...수술 중 변경했다고 위법 아냐" 재판부 "의사에게 무과실 입증책임까지 허용할 수 없어" 기각 판결

작성일 : 2017-07-28 09:30 작성자 : 메디컬코리아뉴스

▲ 전신마취 수술 1주일 후 폐렴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건에서 의사에게 과실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책임 지우는 것까지 허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수술 후 1주일 뒤 폐렴 후유증으로 사망한 A환자의 가족이 B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낸 8469만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2016가단217805)을 기각했다.
 
A환자는 2015년 3월 9일 B병원 C의사에게 전신마취하에 우측상완 동정맥루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1주일 후 3월 16일 04시 20분경 폐렴으로 인한 심폐정지로 사망했다.
 
A환자의 가족은 수술시 부위마취에만 동의하고 전신마취에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B병원 의료진이 환자 내지 보호자의 동의 없이 전신마취하에 수술을 하는 바람에 후유증으로 폐렴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수술 당일 수술실에서 전신마취에 관해 A씨의 동의를 받았다는 의료진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당시 A씨의 상태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면서 "약 7년 전 A씨가 장천공으로 수술받을 당시 전신마취 후 2∼3일간 깨어나지 않은 사례가 있어 전신마취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가족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A환자의 보호자가 서명·날인한 마취동의서에 '수술 준비 또는 수술 중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부득이하게 마취 방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의료진이  수술 당일 A씨의 상태 등에 비추어 부분마취만으로는 수술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전신마취로 마취방법을 변경한 점 등을 들어 "병원 의료진이 A씨에 대해 전신마취를 시행한 것을 두고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99다66328)를 인용,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의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의 여부나 그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가 극히 어려운 특수성이 있으므로 수술 도중 환자에게 사망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 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입증함으로써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도 또 다른 대법원 판례(2002다45185)를 들어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수술 당일 회복실 퇴실 이후 A씨의 활력징후가 안정적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전신마취로 인해 폐렴이 야기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전신마취와 망인의 사망간에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병원 의료진이 폐렴을 치료하기 위한 진단검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2015년 3월 11일 발열이 있는 A씨에게 혈액배양검사·독감검사(인플루엔자 검사)·흉부 X-ray검사(추적검사)·염증수치 확인 및 소변검사·MRI검사 등을 시행한 점, 다음날 다시 흉부X-ray 촬영을 실시해 흡인성 폐렴이 발견되자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한 점을 들어 "병원의 조치는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에 비추어 적절했다"며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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